공직선거법 개정 촉구 상단 좌측

친중국 시위대 폭력사태.. 그 비난의 대상을 분명히 해야 한다.

난 그들에게서 '우리'의 모습을 본다

별밤님 글 트랙백


어떤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정치성향을 알아보는 테스트를 해본 적이 있다. 결과는 아나키스트.(-_-;;) 사실 현대를 장악하고 있는 헤게모니에 대한 반발심이 큰 탓일 게다. 저러한 정치성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난 민족주의 자체를 비난하고 싶은 맘은 없다. 세계노동자들의 연대를 꿈꾸지만 우리 민족이 가진 좋은 특질들을 거부할 생각이 없다. 특히 그 전까지 메이져 언론에 놀아나고, 온갖 문화적 사대주의나 천민자본주의에 물든 우리나라에 희망을 잃어가던 시기도 있었지만 올해 태안에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또 그곳에 온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난 우리나라 사람이라는 게 뿌듯했다.

하지만 분명히 배타적 민족주의는 경계해야 할 것이다. 우리와 다른 민족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을 밀어내는 것은 민족주의가 가진 최대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생겨난 외국인 노동자나 외국인 신부에 대한 차별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나는 학교 다닐때 건설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중국인인지 조선족인지 암튼 그런 분들과 같이 일해본 경험이 있다. 그런데 재밌는 건 현장에서 같이 일하시는 분들끼리는 그런 배타성이 없었다. 그저 말이 잘 안통해 불편해하는 것은 있었어도, 먼 나라와서 고생한다고 안쓰러워했고 같은 업종에서 일한다는 유대감도 있었다. 정에 약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처음엔 낯선 외국인에 약간 거부감이 있었다 할지라도 같이 땀흘린 그들을 결국 친구로 생각했다. 이들을 적대감으로 물들게 한 것은 우리나라의 민족주의가 아니라 자신들의 국가경제가 어려워 싼 임금에도 노동력을 제공함으로 인해 한국인 노동자들의 설자리가 줄어든 사실이다. 결국 천민자본주의가 배타적 민족주의를 부추긴 것이다. 우리 외가쪽 먼친척중에 시골에서 농사지으시는 분들이 계신데 그 중 한분이 외국인 신부를 맞으셨다. 물론 처음엔 어색했겠지만 나름 가족사회로 융합된 것 같다. 아직까지 잘 사시는 것을 보니.. 신문에서는 돈만 떼어먹고 도망가는 신부들을 보도하고 학대하는 한국남편을 기사화하지만 실상 가족이 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많다. 민중들은 그렇게 서로를 껴안으며 살아간다. 대놓고 싫은 소리 못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본인 며느리 앞에서는 독도망언을 한다고 해도 차마 싫은 소리를 못하는 것이다.

이번 친중국 시위대가 보여준 사태는 사실 민족주의라기 보다는 국가주의라고 해야할 것이다. 얼핏 얼핏 보아온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중국인의 인식에 관한 분석들을 보면 최근 급성장한 중국 경제로 인해 그 동안 위축되어 왔던 국민적 자긍심이 폭발한 결과라고들 한다. 아마도 요즘 일어나고 있는 세계적인 티벳의 관심을 중국인들은 서구사회의 중국에 대한 경계심정도로 생각할 것이다. 그런 의심을 하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것이 그동안 서구열강의 행동이 뒷받침해준다. 그렇다고 이들의 행동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티벳사람들은 자신들의 자치를 요구할 권리가 있고 그것은 존중받아야 하며 그들의 인권은 우리의 그것과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티벳의 독립운동을 지지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의 독립운동 또한 정당화되지 못할 것이다.

배타적 민족주의나 국가주의는 분명히 경계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이 민족주의나 국가주의 그 자체를 악으로 상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중국학생들의 애국심자체를 비난하기 보다는 행동하는 젊은 이성으로서의 올바른 가치판단을 요구해야 한다. 나라를 사랑하되 그 발로가 다른 민족의 탄압으로 이어지는 것을 비판해야 한다. 그들의 행동은 중국인으로써 잘못된 것이 아니라 행동하는 이성인 학생의 신분으로써 잘못된 것이다. (실제로 중국 현지에선 그들을 영웅시 하고 있다.) 타국에 와서 생활하는 외국인으로써 그들의 행동은 잘못된 것이다. 비판의 대상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오히려 그 역효과가 더욱 커질 것이다.

우리나라에 활동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나 신부들을 위해선 우리나라의 민족주의를 적으로 돌려서는 안된다. 외국인 노동자도 같은 노동자라는 연대의식을 고취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외국인 신부들도 우리 가족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우리와는 다른 그들을 우리 민족의 정으로 껴안고, 같은 계급적 연대의식을 강조해야 한다. 기층 민중들은 이미 그걸 받아들이고 있지만, 선동가들은 그것들을 애써 부정한다. 천민자본주의는 그것을 이용해 더욱 더 배를 불린다. 우리 민족이 가진 끈끈한 정을 이용해 내국인 vs 외국인의 구도로 만들어 정작 피를 빨아먹는 그들은 슬그머니 빠져서 구경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내가 외국에 나가서 오래 살아온 경험이 없기 때문에 다른 민족의 민족성에 대해서 확실히 정의할 수는 없지만, 자신의 민족을 사랑한다는 공통적인 특질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이것 자체가 비난 받을 대상은 아니다. 이것이 차고 넘쳐 다른 민족을 적으로 간주한다면 이미 그것은 민족주의가 아니다. 세계노동자 연대를 꿈꾸고 FTA가 아닌 민중무역이 전 세계적인 추세가 되길 바라는 나는 모든 인류가 자신의 민족을 사랑함과 동시에 다른 민족을 편견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그날을 꿈꾼다. 나같은 사이비 진보 좌파 녀석은 민족주의가 밉지 않다.

by 스내치 | 2008/04/30 11:26 | 생각해보자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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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8/04/30 15:2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스내치 at 2008/04/30 15:54
/비공개

국수주의란 그 자체로 타국가에 대한 배타적 우월성을 주장하는 것이 아닌가요? 음.. '민족주의'라는 말 자체가 타민족에 대한 우리민족의 배타적 우월함을 주장하는 것이라면 전 그걸 배타적 민족주의라고 보고 있는데 '민족주의'라는 단어의 의미를 제가 잘못 파악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네요.

제 생각엔 민족주의 자체를 부정하면 우리나라의 독립이나 티벳의 독립까지도 부정하게 될 거 같네요. 자신의 민족을 사랑하면서 우리와 다른 민족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개념 자체의 오류일까요;

Commented at 2008/05/01 10:1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스내치 at 2008/05/01 11:41
/비공개

소개해주신 글 잘 읽었습니다. 몰랐던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네요 ^^ 민족 자체가 허상이기 때문에 민족주의 자체도 본질적으로는 허상이겠죠. 하지만 본질은 허상일지 몰라도 현실적으로는 어떤 형태로든(그것이 애국주의든 쇼비니즘이든) 존재하고 있고, 제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은 긍정적인 방향의 민족주의 예컨데, 동포로서 북한주민을 돕자라던지 (물론 비공개님은 그것을 민족으로 표현하는 것에 반대하시지만..) 문화공동체로서 역사의식을 공유한다던지 하는 부분까지 공격의 대상으로 하는 것은 그 부작용이 크다는 것이죠.

제가 지적하고자 하는 부분도 중국의 "애국주의" 그 자체를 비판하는 경우입니다. 애국주의가 저런 방향으로 표출되는 것을 경계하는 것은 보편적가치를 추구하는 것에 다름아니지만, 애국주의 자체를 비판하게 되면 문제가 달라집니다. 애국의식 그 자체에 대한 비판으로 비춰지기 때문이죠. 그 정의만을 규정하는데도 수많은 포스팅을 할애하셨음에도 반론이 여전한 것을 봐도 알 수 있듯이 그 논쟁은 본질을 흐릴 위험이 다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본질은 폭력성 그 자체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그것에 대한 정확한 비판을 하고 차후에 담론 형성의 의미로 민족주의와 애국주의의 해체를 논할 수는 있어도 (사실 제가 그 해체에 동의할 수 있는 이유는 그것을 기득권이 자신들의 잣대에 맞춰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그러한 논의는 너무 앞서갔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민족주의도 마찬가지지요. 외국인 노동자나 외국인 신부의 기본적인 인권과 연대가 우선하는 가치이고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지 민족주의의 해체를 논의하게 되면 바라지 않던 반발이 커지는 것을 우려하는 것이죠.

본문에도 밝혔지만 전 맑스적 세계주의에 어느 정도 환상을 가진 사람입니다. 하지만 현재 논의되고 있는 세계주의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러셀의 세계정부를 이상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잘못해석될 여지가 너무나 다분하기에 세계주의를 나의 가치로 품고 있는 것을 거부하게 되네요.
Commented by 스내치 at 2008/05/01 11:42
다시말하면 본질적으로는 "민족"이라는 것이 허상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사회적으로 합의되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는 그 자체를 비판하는 것은 본질이 호도될 가능성이 있다 정도일까요..
Commented at 2008/05/01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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